지난 최애 스틸 편을 반겨 주신 여러분의 반응을 보며 홍보 일꾼은 정말 행복했답니다. 스틸을 통해 영화의 장면 장면을 다시 떠올려 주시고, 대사와 상황을 넘어 스크린으로 아주 잠깐 만났던 그 장면들 앞에서 어떤 마음을 품으셨는지까지도 나누어 주시는 걸 보면서요. 영화를, 인물을, 이런 방식으로 함께 기억하고 사랑하고 있다는 걸 되새길 수 있는 순간이었습니다. 그래서! 드라이브를 뒤져 또 한 번 홍보 일꾼 최애 스틸을 골라 왔습니다. 이번에도 여러분과 저의 마음이 맞닿을 수 있길 바라며 바로 시작해 볼게요.

https://drive.google.com/file/d/1XfHjHrFmYAktdQWGKfdWJ3LytNR4T8M4/view?usp=drive_link

최애 스틸 맞냐고요? 시작부터 너무 무서운 것 아니냐고요…? <왕과 사는 남자>의 편집본을 처음 보았던 날, 홍보 일꾼의 손끝을 얼어붙게 만든 장면! 유지태 배우의 연기력에 한 번 더 감탄한 장면이었거든요. 홍위와 금성대군의 계획을 알아채고 길목을 막아선 한명회의 모습입니다.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였는데도, 막상 큰 스크린을 압도하는 유지태 배우의 서슬퍼런 눈빛을 보니 흥도와 홍위의 마음에 순식간에 깊이 이입하게 되더라고요. 이 장면에서는 ‘광천골에 산 것이라곤 구경할 수 없게 만들겠다’는 악의에 찬 한명회의 협박, 그리고 마을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멱살을 잡고 흥도를 책망하는 말을 해야만 했던 홍위의 모습이 이어지죠. 박지훈 배우는 이후 따라오는 홍위의 속삭임, **“아무 말도 하지 마라”**를 영화 속 가장 좋아하는 대사로 꼽기도 했습니다.

https://drive.google.com/file/d/1h_OG-Vo45kgPIsAQH5_h79Wnirpi0TGu/view?usp=drive_link

이번 스틸, 여러분들도 함께 좋아해 주실 것이라 확신합니다. 막 악몽에서 깨어난 홍위입니다. 침소에 앉은 모습은 언뜻 보기엔 단정하기 이를 데 없지만, 방금 전 홍위의 꿈에는 모진 고문 끝에 세상을 떠난 사육신이 나타나 홍위를 내려다보고 있었죠. 붉은 핏방울이 뚝뚝 떨어져 홍위의 얼굴을 적시고, **“어찌하여 저희를 버리셨나이까”**라고 외치는 피투성이의 충신들은 홍위를 죄책감과 괴로움에 떨게 합니다. 식은땀이 맺힌 얼굴로 내뱉는 홍위의 대사는 우리의 마음을 미어지게 만들었죠. “너무 괴로워하지 마시오... 내가 곧 그대들에게 가겠소.“

https://drive.google.com/file/d/1nOTuyhbt1h7Aa9xLqjg_1-YuOq-joe8-/view?usp=drive_link

과몰입에서 헤어나오실 수 있도록! 웃는 홍위, 그것도 활을 들고 웃는 홍위의 모습도 대령합니다. 무슨 장면이었는지 기억 하실까요?(당연히 기억 하시겠지만… 그냥 여쭤봤어요) 배소 마루에서 빈 활시위를 당기던 홍위의 앞에 흥도가 나타납니다. 흥도는 **“아이 이번엔 또 뭘 잡으시려고 이렇게 쭉 쏘신 겁니까”**라고 묻지요. 여기에 홍위는 착잡한 얼굴로 **“나약하고 어리석어서 내 사람들을 지키지 못 한 내 자신을 향해 쐈다”**고 답합니다. 가족부터 충신들까지, 소중한 사람들을 잃고 유배를 온 어린 소년이 홀로 빈 활을 당겨 보던 것은 어떤 마음이었을까요. 여기에 우리의 엄흥도는! ‘이따시만한 호랑이를 잡고, 사람들에게 글도 가르치는 홍위가 어딜 봐서 나약하고 어리석냐’며 되묻습니다.(뭐가 나약해!!!!!) 진지한 얼굴로 너스레를 떠는 흥도의 말에 홍위도 결국 웃고 말지요. “그래, 니 말 듣고 보니 그렇구나” 하면서요. (그리고 이어지는 장면이 너무 슬프고 화가 나서, 다시 볼 때마다 이 시퀀스에서부터 마음이 아파요. 그쵸?)

https://drive.google.com/file/d/1rWnzGWA8mF0RsQdDydlHAmk4vhtyXhfj/view?usp=drive_link

자, 이쯤에서 잠시 우리를 이렇게 단숨에 영화 속 시간으로 데려가 준 <왕과 사는 남자> 제작팀 일꾼들의 노고를 되짚어 보고 싶어요. 오늘의 실록을 위해, 홍보 일꾼이 품에 안고 있던 스틸들에 대해 상세한 이야기를 들려주시던 박윤호 프로듀서는 크랭크인 후 얼마되지 않은 시점, 광천골 장면들의 배경이 된 문경에 기록적인 폭설이 내렸던 때를 떠올렸어요. 기록을 뒤적뒤적하면서, **‘3월 13일 크랭크인, 3월 18일 폭설, 3월 19일까지 스태프들의 제설 작업으로 기적적으로 촬영 진행’**이라며 디테일까지 체크해 주셨죠.(사실상 현장의 실록 집필자이신 프로듀서님!)

https://drive.google.com/file/d/1KI4nTtxU0bk18FCTrfpmoUbmgds_EmY6/view?usp=drive_link

계획대로 촬영을 진행하기 위해 제작팀, 미술팀, 소품팀, 세트팀, 조경팀 너나 할 것 없이 나서 제설 작업에 힘을 보탰다고 해요. 모두의 손이 모여 흙길을 포함한 야외 공간들을 영화 속 계절인 봄처럼 완벽하게 복구해냈습니다. 배정윤 미술감독 역시 **“길을 내고, 살수차로 물을 뿌려서 눈을 녹이고, 빗자루로 일일이 눈을 쓸어내서 순식간에 겨울을 봄으로 다시 만들어 냈다. 스태프들이 다같이 모여서 그렇게 계절을 만들어낸 것”**이라며 이 순간을 <왕과 사는 남자> 프로덕션 중 가장 기억에 남은 에피소드로 꼽았죠. 박윤호 프로듀서 역시 **“이 당시 모두의 마음을 더 많은 분들이 알았으면 좋겠다”**며 펑펑 눈이 오던 당시의 영상, 힘을 내 제설 작업에 나섰던 때의 사진을 보내 주셨어요. 모두의 마음과 시간이 모여 겨울을 봄으로 만들어 낸 작은 기적. 이 영화가 가진 색깔과도 닮아 있는 순간이었네요.